전 야구광입니다. 그래서 야구를 재료로 쓰는 드라마나 영화는 빼놓지 않고 챙겨봅니다. 그리고 왠만큼 막장이 아니고서야 굉장한 재미를 느끼며 봅니다. 당연히 요새 하고 있는 '2009 외인구단'도 엄청난 기대를 갖고 있었습니다. 만화와 영화가 워낙에 명작이었고 야구를 보조 재료가 아닌 주 재료로 쓰는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죠.

꽤나 재밌게보고 있었습니다만, 어제의 방영분(5회였나요)을 보고 조금 걱정이 되서 포스팅을 한번 해봅니다. 야구팬 입장에서 정말 웰메이드된 작품을 기대하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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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괜찮았던 어린시절

어린시절은 아역들의 무난한 연기로 드라마의 스타트를 가볍게 끊게 해줬습니다. 난잡하지도 않고 밀도 있게 진행됐습니다.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나 서로 간의 관계가 납득가게 설정이 됐습니다. 혜성이가 엄지를 좋아하게 되고 야구를 하게 되는 과정도 그렇고, 돌 던지기를 워낙에 잘했던 어린시절 묘사도 좋았습니다. 원작엔 없는 칠성이의 등장도 괜찮았구요.


2. 어설픈 스토리 전개 괜찮을까?

워낙 옛날 작품을 원작으로 하기 때문인지 어설프고 어색한 전개가 곳곳에 눈에 띕니다. 가장 기억 나는 장면은 혜성이와 엄지가 칠성이에게 잡혀가는 장면입니다. 혜성이 아버지가 사채를 썼는데 하필 칠성이 사채였던 것까진 괜찮습니다.

근데.. 칠성이가 도움을 청하러 어떤 형님께 찾아가는데 하필 거기가 두산이 옆집에 사는 영순이가 나가는 룸싸롱이었고 형님 파트너가 하필 영순이었는데 나중에 납치하는 봉고에서 우연찮게 룸싸롱 광고지가 떨어지고 그걸 두산이가 발견해서 앗! 하고 영순이를 생각해내고 막무가내로 찾아가는데 하필이면 영순이가 있는 룸에 동탁이가 있었고 그 급한 상황에서 엄지의 존재도 모르는 영순이에게 "혜성이가 잡혀갔단말야!" 도 아니고 "혜성이랑 엄지랑 잡혀갔단말야!!" 라는 대사를 해서 동탁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당위성을 만들어내는.......


3. 급작스런 진행은 괜찮나?

지난 주에 외인구단이나 혜성이와 동탁이의 대결구도 같은 스토리 전개보단 혜성과 엄지의 즐거운 한 때라던지 사채업자 칠성이와 혜성이, 혜성 아버지의 원한 관계 얘기가 너무 주를 이뤄서 좀 진행이 느리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작진도 느꼈는지 어쨌는지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는데요. 이건 아닙니다. 어제 방영분에선 너무 정신없었습니다. 혜성이는 동탁에 대해 분노하면서 연습을 막 하더니만 갑자기 야구를 때려칠라고 하고, 어이없게도 그런 열심히하는 모습을 보더니 혜성 아버지가 맘을 고쳐먹는 듯한 액션을 취합니다. 그러다가 혜성이는 엄지랑 사귀는 것도 아니지만 사랑싸움 신나게 한다음에 몇시간만에 화해하고 혜성이 하루만에 다시 야구하고 약간 해피하게 갈등이 정리되는 듯하지만 엄지 어머니는 고작 어릴 때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 가지고 마치 엄지가 혜성이를 결혼하겠다고 데려온 것처럼 화를 버럭버럭 내고 현지는 몇년만에 만나서 알아보지도 못한 주제에 혜성이가 엄지를 좋아하는 걸보고 굉장한 상처를 받아버리고 몇분 고민하다가 포기하는 듯한 액션을 취합니다. 천재타자라는 마동탁은 오혜성이 도발 좀 하니까 갑자기 미친 위아래도 없는 놈이 되서 괜히 원수만듭니다. 대충 끝나는 거같으니까 사채업자들이 혜성이 아버지 쫓아 지방까지 내려가서 해꼬지 또 시작하려고 합니다.

뭔가 별거 아닌 스토리로 2~3회를 끌더니 갑자기 1회만에 많은 걸 진척시켜서 오혜성-마동탁 맞대결 전까지 끌고가려니 부작용이 많습니다. 갈등같지도 않은 갈등이 막 생겼다가 막 풀리니까 이게 뭥미?? 이런 반응이 나옵니다.

4. 더 큰 문제는 캐릭터의 당위성

이런 빠른 진행이 낳은 문제는 캐릭터의 문젭니다. 급작스런 진행으로 앞뒤 다 짜르고 보니 얘네들이 대체 왜 저런 행동과 말을 하는 지 이해가 안돼버립니다. 그러면 캐릭터의 생명력은 죽어버리는 것이죠.

가장 논란이 되는 캐릭터는 마동탁입니다. 원작에선 아주 냉혈한에 싸가지 도 재수도 없는 자식인데 드라마에선 젠틀맨, 엄친아로 나오죠. 캐릭터를 수정한 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만, 그 캐릭터가 스토리상에 잘 녹아들 수 있냐가 문제겠죠. 조상구와의 관계 설정은 정말 이상합니다. 드라마에서 마동탁은 젠틀맨입니다. 조상구를 배팅볼투수로 데려왔을 때도 그러죠. 어떻게 대선배를 막 굴릴 수 있겠냐고. 절절 맬 것처럼 하더니 아주 종처럼 잘 부려먹습니다. 생일날 집에도 안보내주고 화도 버럭버럭 내면서요. 그전에 보여줬던 이미지랑 달라버리니까 이상하죠. 그렇게 싸가지 없어질만한 사건도 안보여주니 더 그렇구요.

조상구도 그렇습니다. 설정상 넷째 손가락에 뭔가 문제가 있어서 공을 제데로 채지 못하는 거같습니다. 그런데도 제구력은 쓸만한 아주 고급스러운 배팅볼 투수로 나오죠. 마동탁의 대선배고 왕년엔 좀 했던 것같습니다. 이런 선수가 먹고살 걱정을 하면서 배팅볼 투수가 안타맞았다고 기죽어서 사정사정하는 것도 이상합니다. 여기서 마동탁이 아주 큰 짜증이나 성질도 내지 않았고 마동탁의 이미지가 매너남이라.. 더 이상합니다. 짜른다고 협박하지도 않았는데... 분명히 여기서 조상구가 마동탁한테 원한을 가져야할텐데 원한갖는 것도 애매한 캐릭터입니다.

오혜성은 그나마 일관성 있는 캐릭터였는데 어제는 좀 깨졌습니다. 훈련도중 태업하는 장면인데요. 여러 사건들로 의욕이 떨어진 건 이해가 됩니다. 근데 왜 애꿎은 덕아웃에 화풀이를 할까요? 입단한지 얼마안된 연습생이 그럴 수 있는건가? 그러려면 최소한 선배들이 빈정상할 만한 한마디라도 날려줬어야하는데 갑자기 난리를 치니... 이런 미친놈에 아래위도 없는 캐릭턴데 그렇게 나가려면 그런 모습을 그전에 보여주던가 했어야하죠.

현지양도 문제는 있어보입니다. 뭐 이부분은 연기력 부족의 문제지 대본상의 문제는 아닌 것같아보입니다. 아직은요. 게다가 현지양은 외인구단에서 비주얼을 담당하고 있기때문에 괜찮;;



아직까지는 메인스토리를 진행시키기위한 밑밥이겠죠. 캐릭터간 관계를 설정하고 복선도 깔아주고요. 실제 중요한 건 메인스토리겠지만 메인스토리에 제대로 몰입하게 해주려면 밑밥스토리가 매끄럽게 진행되야합니다. 2009외인구단이 대박의 길을 갈지 쪽박의 길을 갈지는 이번주 다음주에 달렸다고 보여집니다.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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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7 20:57 2009/05/1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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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 외인구단, 지금 장난하냐? basecom의 놀이터~!! 2009/06/21 17:57 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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